[91호]위태로운 현 한국 문학계
위태로운 현 한국 문학계
관습 타파와 대중의 관심이 해결책
지난 6월 16일 신경숙 작가의 소설 ‘전설’이 일본의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약 3개월이 흐른 지금 신경숙 작가와 해당 출판사는 표절 사실을 인정했지만 여전히 독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아울러 이번 논란은 대한민국 문학계의 현 위상을 보여주는 결과를 낳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명 작가의 표절 문제는 그동안 집고 넘어가지 않았을 뿐 이미 관행화되어왔다고 한다. 그들은 일명 ‘카르텔’방식이 우리나라 문학의 퇴색의 길을 걷게 했다며 이를 이번사건의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카르텔이란 기업 간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서로 협정을 맺는 방식을 의미한다.문학계에서의 카르텔이란 대형 출판사와 스타작가 그리고 평론가로 이어지는 구조를 의미하는데 여기서 관심 있게 봐야 할 것은 평론가가 보통은 해당 출판사 편집위원이라는 것이다. 출판사가 작가를 키우면 편집위원인 평론가가 그 뒤를 돌봐주는 이른바 ‘자급자족’의 방식인 셈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는 문학이 출판사에 구속되는 ‘문학 상업주의화’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대다수의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카르텔 방식은 그동안 우리 문학계를 병들게 한 직접적인 원인임에는 틀림없다. 카르텔 방식 하에서는 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깊은 통찰력을 가진 진정한 독자들의 의견 수용의 길이 폐쇄된다. 독자와 작가 간에 진정한 소통의 길이 막혀버린 상황이라면 올바른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없게 된다. 독자들이 이런 상황에서 문학계를 외면하는 것도 당연할 수밖에 없다. 독자도 잃고 그들의 날카로운 비판도 잃어버린 우리 현 문학계의 카르텔 구조는 마치 자기네들만의 파티를 즐기는 모습과 같다.
그런데 한 가지 새롭게 주목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과연 독자들은 이번 상황에 있어서 피해자이기만 하다 할 수 있으며 그들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자격이 있는가이다. 현실적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물었을 때 평소에 문학계의 카르텔 구조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또한 소설책에 대하여 평론해놓은 평론가들의 말에 대해 의심을 품어 보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보통이 책을 살 때 판매 순위 , 이름 모를 평론가의 극찬, 들어 본적 없는 수상경력 등의 광고 내용을 보고 사지 않는가? 현재 우리나라 대중들은 문학뿐만 아니라 독서 자체에 관심이 없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남녀 월평균 독서량은 1권도 안된다고 한다.
물론 지속적으로 올바른 시선을 가지고 비평을 해온 독자들도 있으며 그들의 노력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에 그러한 독자들이 소수이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예 관심조차 없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현 우리 문학계의 문제는 문학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문학인들과 독자 모두를 포함한 대중들의 문제라 할 수 있고 생활 속에서 책을 잊어가는 사회의 부끄러운 일면이 아닌가 싶다.
‘뿌리 깊은 나무’라는 말이 있다. 우리 문학계도 대중들의 문학에 대한 관심이 크고 지속적인 사회적 환경이 뿌리, 즉 기반이 된 상황에서 문학인들이 카르텔 방식을 벗어던지고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 낼 수 있는 문학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문학이라는 나무는 오랫동안 튼튼하고 웅장하게 자라 날 수 있지 않을까.
김고은 기자
goeun581@gmail.com
-
[95호]문화계 블랙리스트 존재
Date2016.12.18 By북소리 Views3424 -
[94호]본인도 걱정하는 김영란법
Date2016.10.23 By북소리 Views3621 -
[94호]왜곡으로 얼룩진 영화
Date2016.10.23 By북소리 Views3787 -
[94호]흔들리는 문화재 대비책은?
Date2016.10.23 By북소리 Views36375 -
[94호]한중 한류 문화의 현주소
Date2016.10.23 By북소리 Views3470 -
[94호]새로운 간식, 스낵컬처
Date2016.10.23 By북소리 Views3276 -
[93호]사라지는 보통 아이들
Date2016.05.26 By북소리 Views3559 -
[93호]시행된 가격차등
Date2016.05.26 By북소리 Views3378 -
[93호]우리의 BIFF를 찾아주세요
Date2016.05.26 By북소리 Views3883 -
[93호]앱 끼워팔기 이제 그만
Date2016.05.26 By북소리 Views3241 -
[92호] 누구나 아는 빼빼로데이
Date2016.01.26 By북소리 Views3377 -
[92호] 돌아오지 않는 문화재
Date2016.01.26 By북소리 Views3300 -
[92호] 나는 너를 서울해
Date2016.01.26 By북소리 Views3410 -
[92호] 영조와 사도,비극적 가족사
Date2016.01.26 By북소리 Views3042 -
[91호]대중의 문화 편식 현상
Date2015.10.10 By북소리 Views3241 -
[91호]쇼 미 더 머니 속 문제아들
Date2015.10.10 By북소리 Views3405 -
[91호]성년 된 부산 국제 영화제
Date2015.10.10 By북소리 Views3324 -
[91호]중국자본에 잠식된 한류
Date2015.10.10 By북소리 Views2954 -
[91호]위태로운 현 한국 문학계
Date2015.10.10 By북소리 Views2845 -
[90호] 말, 주워담을 수 없어요
Date2015.05.28 By북소리 Views3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