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호] 개최로 웃는 평창 속 숨겨진 우리 선수들의 눈물
개최로 웃는 평창 속 숨겨진 우리 선수들의 눈물
2018년에 개최되는 평창올림픽에서는 총 15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진다. 오랫동안 대한민국의 효자 종목으로 손꼽히는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및 대한민국의 김연아 선수가 전설로 손꼽히는 피겨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이 벌써 우리나라 국민들의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다. 반면 이름부터 생소한 크로스컨트리, 루지, 스켈레톤 등의 비인기 종목들은 그 관심에서 다소 빗나간 상태다. 이는 관람권 판매율을 통해 쉽게 관찰할 수 있다. 10월 20일 오후 2시 기준, 쇼트트랙은 62%, 피겨스케이팅은 45.5%의 판매율을 올렸지만, 크로스컨트리와 루지는 각각 13.5%, 11.6%의 판매율을 보임으로써 그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이러한 관심도의 차이에 의해 후원 규모가 결정되기에 인기 종목 선수들의 훈련 환경은 쾌적할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인기도나 후원 규모와 관계없이 우리나라 동계스포츠 종목의 훈련 환경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열악하다.
먼저 상대적으로 후한 지원을 받는 편에 속하는 빙상 종목을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스포츠 연맹은 유명무실하기로 말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빙상 연맹이 대표적이다. 그 무능함은 파벌 싸움으로 인해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 선수 사건을 비롯해 국제 대회 출전 규정을 몰라 이미 선발된 선수들의 출전이 불가능하게 된 사건 등 다양한 해프닝으로 설명된다. 오죽하면 빙상 종목 팬들이 빙상 연맹을 발음이 유사한 ‘빙신 연맹’으로 부르며 조롱하곤 했다.
김연아 선수의 활약으로 지금은 피겨스케이팅이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인 종목이 되었고, 그녀는 종목 역사상 세계 최고의 선수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설적인 선수조차도 예전에 훈련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많은 사람의 시선 속 테마파크의 아이스링크에서 훈련을 했었던 이야기는 유명하다.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다른 나라 선수들 사이에서 그녀는 광고 수익 등의 사비를 써가며 훈련장을 잡아야 했고, 경기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훈련할 시간에 광고를 촬영했다는 이유로 언론의 비난을 받곤 했다. 이런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평창 올림픽 개최를 위한 연설에서 자신이 ‘한국 정부의 동계스포츠 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이 낳은 살아있는 유산’이라며 자신의 경험과 반대로 말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렸다.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받는 종목들을 살펴보자. 이름부터 생소한 루지 종목에서, 지난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루지 국가대표였던 이용 선수는 어렵게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후 코치도 없이 홀로 훈련하여 출전했다고 한다. 또한, 현 국가대표 선수들은 2년 전까지만 해도 루지가 썰매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여름에는 아스팔트 도로에서 바퀴 달린 썰매를 이용해 훈련했다고 한다. 같은 썰매 종목인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역시 비슷한 환경이었다. 몇 년 전 TV를 통해 선수들이 일반 도로나 운동장, 산 등에서 썰매를 타고 훈련하는 등의 열악한 훈련 환경이 방송되었고,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들이 썰매 수급의 어려움으로 다른 나라의 훈련장에서 그 나라의 썰매를 빌려 직접 봅슬레이 대회에 출전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이 종목들에 대한 관심과 후원은 비교적 최근에서야 시작되었고, 특히 봅슬레이의 훈련 환경은 과거보다 많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 중인 선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나마 평창올림픽 개최로 인하여 비인기 종목들도 어엿한 훈련장을 하나씩 갖게 되었고, 각 기업의 비인기 종목 후원을 통해 이전보다는 더 쾌적한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오는 모든 선수는 그동안의 엄청난 노력을 모두 쏟아냈을 터인데 우리는 카메라 셔터와 기자 수 등으로 그들의 노력을 감히 저울질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선수들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후원은 절대 일회성이 되어서는 안 되고, 앞으로도 기업의 꾸준한 후원 및 사람들의 열렬한 관심과 응원을 바라는 바이다.
정희옥 기자
-
[99호] 동아리평가제 3번기사
Date2018.10.30 By북소리 Views254 -
[99호] 동아리평가제 2번기사
Date2018.10.30 By북소리 Views239 -
[99호] 5년만에 부활한 동아리평가제
Date2018.10.30 By북소리 Views264 -
[98호] 개최로 웃는 평창 속 숨겨진 우리 선수들의 눈물
Date2017.12.25 By북소리 Views35477 -
[98호] 장밋빛 기대 뒤 불안
Date2017.12.25 By북소리 Views1050 -
[98호]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
Date2017.12.25 By북소리 Views1055 -
[98호] 30년 만에 한국에서의 올림픽
Date2017.12.25 By북소리 Views1013 -
[97호]소년법, 과연 필요한가
Date2017.10.13 By북소리 Views1605 -
[97호]시간이 갈수록 어려지는 가해연령
Date2017.10.13 By북소리 Views1528 -
[97호]끊이지 않는 청소년 범죄
Date2017.10.13 By북소리 Views1517 -
[97호] 처벌 강화만이 최선?
Date2017.10.13 By북소리 Views1364 -
[97호]폐지, 알고 말해요!
Date2017.10.13 By북소리 Views1431 -
[96호]대선 과정의 핫이슈
Date2017.06.08 By북소리 Views1754 -
[96호]새정부에 필요한 자세
Date2017.06.08 By북소리 Views1341 -
[96호]대통령 당선자 공약 소개
Date2017.06.08 By북소리 Views1459 -
[96호]세대 간격 컸던 대선결과
Date2017.06.08 By북소리 Views1445 -
[95호]허울뿐인 사과 허물뿐인 대통령직
Date2016.12.17 By북소리 Views2082 -
[95호]용기내어 외친 목소리, 시국선언
Date2016.12.17 By북소리 Views2036 -
[95호]꽉 막힌 국민 속 탄핵으로 뚫릴까
Date2016.12.17 By북소리 Views1898 -
[95호]뜨거운 촛불, 차게 식은 民心
Date2016.12.17 By북소리 Views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