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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99호] 예의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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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경상대학 편집부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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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禮儀)에대한 고찰(考察)

 회사, 학교, 식당 등 우리 사회의 어느 곳을 막론하고 선배가 후배에게 부당한 것을 강요하고 그것을 거절하지 못해 고통받는 사건들, 손님이 가게 주인에게 자신의 지위 혹은 영향력을 악용하는 것과 같은 갑질또는 을질의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58일 서울대학교에선 자신의 권위를 이용해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은 모 교수의 파면을 위해 마음을 모아 어둠을 밝힌다는 의미에서 촛불을 이어붙인 촛불집회가 개최되었다. 또한, 지난 510일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개최되었다. 각종 신문과 뉴스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권력을 남용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몇 달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미투운동 역시 권력의 남용으로 인한 사건이다. 그들이 권력 혹은 권위를 올바르게 사용했다면 미투(Metoo)라는 운동이 탄생할 이유가 있었을까?

 이 사건들의 이면에는 예의의 부재(不在)가 숨겨져 있다. 사실 이 부재는 예의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기에 생기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다수가 생각하는 예의에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공경하는 것,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 윗사람의 부탁 혹은 명령을 거절하지 않는 것 등이 있을 것이다. 수십 년간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의 틀에서 자라는 우리는 어릴 적부터 윗사람에 대한 예의를 강요받곤 한다. 그에 반해 동등한 관계의 사람에 대한 예의, 나보다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 대한 예의는 상대적으로 덜 강조 받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더 큰 권력을 가질 수 있고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그리고 그것에 의해 내 권리가 짓밟혀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 구조에서 윗사람에 대한 예의가 강조된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인 상황일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적 문제로 인해 우리는 예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올바른 예의란 무엇일까? 논어(論語)에 따르면 공자는 진정한 ()’란 진심에서 우러나온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우리나라는 상대방이 윗사람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향이 크다. 그러나 상대방은 특정 개인 혹은 집단으로 구체화 돼선 안 된다. 예의는 남녀노소, 지위의 고저를 막론하고 하나의 인격체를 존중하는 것이다.

 특정 개인 혹은 집단으로 상대방이 구체화됨으로써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그 잘못된 구체화과정을 비판 없이 받아들인 세대들도 있을 것이다. 언론에 보도되는 미투운동의 가해자, 그리고 갑질 당사자의 대부분이 중장년 기득권층이란 것이, 과거 우리 사회는 예의의 본질적 의미와는 다른, 예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었음의 방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가진 예의에 대한 인식이 절대적으로 잘못됐다고 할 순 없고, 무작정 비난할 수도 없다. 왜냐면 그들도 그들 나름의 사회적 환경과 그 시대적 상황에 맞는 예의를 체득하고 실천한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그들의 행위가 많은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그 당시의 상황에 의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들은 이제야 용기를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로써 현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예의에 대해 진실 된 고찰을 하기 시작했고, 사람을 하나의 인격체 그 자체로 존중하는 방법을 습득해나가고 있다. 대학 내 부조리, 군대 내 부조리, 그리고 물론 완전하진 않지만, 잘못된 권위에 대응하는 젊은 세대들이 사회적 병폐를 해결하기 위한 자정작용을 통해 인권을 향상하려는 모습을 보면 젊은 세대들은 인간으로서의 존중을 강조하는 예의를 실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이, 학년, 지위, 생산자와 소비자, 제공자와 수혜자를 불문하고 사람과 사람 그 자체의 관계를 존중하는 예의의 실천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들이 사라지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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