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호] 지소미아 종료 연기
지소미아 종료 연기
정부의 신중한 선택 필요해
지난 8월, 한국 정부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는 등 협정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했다. 지소미아의 연장 여부는 한국,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그리고 북한까지 동북아시아의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때문에 한일 양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관심을 갖고 의견을 표명했고, 결국 이달 22일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 연기’하겠다 발표했다.
지소미아는 협정을 맺은 국가 간에 군사 기밀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으로, 2016년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와 33번째로 지소미아를 체결했다. 각국에 지소미아가 중요한 이유는 군사적 협력만이 아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과 일본의 동참을 핵심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것은 미국이 중국, 북한,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지소미아로 한, 일을 묶어 한·미·일 3국의 공조를 바라보려 한 것이다. 때문에 미국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발표 이후 이에 대한 실망과 우려를 표하며 연장을 압박한 바 있다.
게다가 이달 21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국 제임스 리시 외교위원장은 "지소미아는 미국의 국가안보와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다"며 "지소미아에 계속 참여할 것을 한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 때문에 한국 정부는 당초 지소미아를 예정대로 종료하려는 생각을 접고 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로 연장시킨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지소미아 연장 여부에 대해 처음부터 일관된 입장을 유지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달 22일 기자회견에서 “어찌 됐든 우리나라는 한국에 현명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으며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지소미아 연장을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발언을 했다. ‘일본 정부에서 한국 수출규제에 대해 재검토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일관되게 현명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대답했다.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연장하기까지 미국의 의견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북핵문제, 방위비 협상 등 미국과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고, 일본도 무역협상과 방위비 분담금 등 많은 문제들이 걸려있기 때문에 미국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로 인해 안보 상 실질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만큼 국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의 선택에 대해 지소미아 종료 연기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의견과 지소미아를 파기해야 한다는 양측의 의견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는 "지소미아 종료의 모든 원인과 책임이 일본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소미아는 박근혜 정부가 탄핵 직전 도입했기 때문에 정통성이 없고 지난 3년간 정보교류 한 것은 몇 건 되지 않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에 반해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이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했다. 특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소미아 종료 철회 등 3가지 조건을 내건 단식투쟁을 진행하며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와 같이 지소미아의 연장에 대해 많은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만큼, 한국 정부의 이번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은 각 나라의 향후 안보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대한국 수출규제에 대해 지소미아 종료 연기와 관련해 큰 입장 차이를 보일 것 같지는 않지만 한국의 안정적인 안보와 경제를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노력해야 할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원하영 수습기자
-
[105호] 미국 대선과 세계의 미래
Date2020.12.23 By북소리 Views240 -
[105호] 협정에서의 국제적 관계
Date2020.12.23 By북소리 Views158 -
[104호] 美분담금 증가 요구
Date2019.12.19 By북소리 Views1847 -
[104호] 여야, 팽팽한 대결
Date2019.12.19 By북소리 Views1105 -
[104호] 지소미아 종료 연기
Date2019.12.19 By북소리 Views1022 -
[104호] 금강산 이대로 갈 수 없나
Date2019.12.19 By북소리 Views1105 -
[103호]무당층의 증가
Date2019.10.31 By북소리 Views1236 -
[103호]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Date2019.10.31 By북소리 Views1224 -
[103호]조국, 대선 선호도 반등
Date2019.10.31 By북소리 Views1263 -
[103호]국회의원 자녀특혜논란
Date2019.10.31 By북소리 Views1364 -
[102호]'패스트트랙' 논쟁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693 -
[102호]국민들이 분노한 이유는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651 -
[102호]축소 또 축소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302 -
[102호]아직 이른 관세청의 로드맵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251 -
[101호]제1야당의 현위치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283 -
[101호]아이들 볼모로 정쟁...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219 -
[101호]한국의 연금개혁은 어디로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207 -
[101호]GP 철수, 불안한 평화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179 -
[101호]평화를 향한 바람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172 -
[100호] 대책없는 탈원진 정책
Date2018.10.30 By북소리 Views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