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호] 코로나 19와 동학 개미 운동, 개인 투자자들의 힘이 증가하다.
코로나 19와 동학 개미 운동, 개인 투자자들의 힘이 증가하다.
올해 초 코로나 19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매각하며 주가는 폭락했다. 그러자 개인 투자자들이 그것을 다 매수하기 시작했는데,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 위기 등을 겪으면서 폭락한 주가는 언젠가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3월부터 9월 사이에 외국인 투자자는 23조 4천억 원을 매도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37조 1천억 원을 매수하며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다시 반등시켜 놓았다. 이러한 유례없는 상황에 과거 외세 침략에 대항했던 동학농민운동에 빗대어 ‘동학 개미 운동’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였다.
동학 개미 운동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그들의 영향력 또한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부의 대주주 요건 강화 계획을 뒤집은 것을 꼽을 수 있다. 세법상 대주주의 경우, 한 종목을 매도해 수익을 내면 양도세(지방세 포함)를 내야 했다. 정부에서는 내년 4월부터 이 대주주의 기준을 종목 당 10억 원 보유자에서 3억 원 보유자로 기준을 낮추고자 했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은 반발했는데, 그 이유로 첫 번째는 3억의 기준이 개인별이 아닌 직계존비속 합산으로 결정된다는 것 때문이었다. 이것은 본인 스스로 자신이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인지 알 수가 없으며 현대판 연좌제라는 의견이다. 두 번째 이유는 2023년 주식 양도세 전면 과세가 시행되는 만큼, 올해 대주주 요건을 3억 원으로 급격하게 조정하는 것은 주식시장에 혼란만 일으킨다는 것이다. 마지막 이유로 세금 회피를 위해 연말 매도량이 급격하게 늘어나 주가를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세법상 대주주는 12월 마지막 날 보유 주식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연말에 주식 매도 물량이 증가하여 주가가 하락하면 결국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개인 투자자들은 대주주 요건 강화를 반대했고 그 결과 정부는 결국 현행 10억 원을 대주주 기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코로나 19 여파로 주식시장이 휘청인 상황에서 이른바 동학 개미들이 대거 몰려들며 증시를 주도한 점, 불과 몇 년 사이에 경제 여건과 시장 규모가 훨씬 커진 점 등을 고려했어야 했음에도 기재부가 과거와 바뀐 규정만을 거론하며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라며 “여론이 좋지 않더라고 판단이 되면 여러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금융위원회를 압박하여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하는 등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큰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며 “선진 시장만 봐도 자국의 투자 비중이 훨씬 높은 만큼 금융당국이 국내 투자자들을 압박하고 장벽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동학 개미 운동을 통해서 보았듯이 개인 투자자들은 더는 외부 변화 때문에 여기저기 휘둘리는 약자가 아니며 그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관철했다. 앞으로 정부는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시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오민선 기자
-
[105호] 코로나 19와 동학 개미 운동, 개인 투자자들의 힘이 증가하다.
Date2020.12.23 By북소리 Views1043 -
[105호] 코로나가 쥐어준 과제
Date2020.12.23 By북소리 Views54 -
[105호] 수출기업들의 이어지는 한탄
Date2020.12.23 By북소리 Views44 -
[104호] 물건이 아닌, 마음을 파는 마케팅
Date2019.12.19 By북소리 Views938 -
[104호] WTO 개도국 지위 포기
Date2019.12.19 By북소리 Views970 -
[104호] 소득주도성장의 현실
Date2019.12.19 By북소리 Views864 -
[104호] 누구를 위한 보호인가?
Date2019.12.19 By북소리 Views919 -
[103호]무디스의 '강등'경고
Date2019.11.01 By북소리 Views1075 -
[103호]치솟는 집값, 어찌 된 일?
Date2019.11.01 By북소리 Views1082 -
[103호]소리없는 전쟁, 한일
Date2019.11.01 By북소리 Views1090 -
[103호]대중이 함께하는 투자
Date2019.11.01 By북소리 Views1115 -
[102호]국제유가와 유류세 인하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538 -
[102호]부가가치세의 행방은 어디에??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684 -
[102호]공공임대주택 폐지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279 -
[102호]유례없는 적자전략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238 -
[102호]'펫 보험’, 틈새시장의 확대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334 -
[101호]가계동향조사의 수난이대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219 -
[101호]그림자 드리워진 제조업계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177 -
[101호]탄력근로제와 단위기간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310 -
[101호]세계 집값 하락과 한국
Date2019.05.30 By북소리 Views1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