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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제 - [91호]임금피크제…갈 길이 천리 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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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경상대학 편집부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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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갈 길이 천리 만리
근로자가 우선인 제도가 돼야

  '이태백'이라는 말이 있다. '삼일절'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일반적으로 각각 중국의 존경받는 시인 이백(李白)과 일제 식민지 시절 민족 열사들이 목 놓아 대한독립을 외치던 날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단어 모두 또 다른 슬픈 뜻을 가지고 있다. '이태백'은 '이십 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이고 '삼일절'은 '31살 안에 취업을 못 하면 인생의 행복이 끊어진다.'라는 의미이다. 현재 10%를 웃도는 청년실업률과 23%까지 높아진 체감실업률에 대한 현실이 위와 같은 신조어에 고스란히 담겨진 것이다.
  고용률, 실업률은 한 국가 안에서 정치적, 사회적 문제와 연관된 중대한 지표이다. 대한민국 역시 오랫동안 청년실업의 악순환과 고령화로 인해 야기되는 고용, 실업문제에 대해 골머리를 앓아 왔다. 이에 현재 박근혜 정부는 고용시장의 유연화를 표방하며 노동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바로 그 의지의 중심에 임금피크제가 있다.
  임금피크제란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되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점차 삭감하는 제도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2001년부터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이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해 운용했으며 공식적으로는 신용보증기금이 2003년 7월 1일부터 '일자리를 나눈다'라는 뜻에서 임금피크제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박근혜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통해 근로자의 정년을 보장하여 고령 인구가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을 방지하고 나아가 고령 인구의 사회보장비용 절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임금피크제의 핵심은 기존 일정 연령 이상의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한 후 생기는 비용을 청년들의 신규채용에 활용하여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계획이다.
  하지만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임금피크제가 화두가 되자, 노사 간 그리고 여·야간의 의견이 대립적으로 다른 노선을 걸었다. 정부와 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하면 도입하기 전보다 적은 비용으로도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근로자를 계속 보유할 수 있어 고용의 효율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더해, 고령자의 고용수요를 확대하여 고령자에 대한 고용 안정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임금피크제 실행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반면, 야당 의원들과 노동계에서는 임금피크제하에서의 임금삭감이 인위적인 수법으로 노사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악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사실상 임금피크제는 구조조정의 수단으로써, 비록 법적으로 정년 60세가 보장되어있지만, 임금피크제 실행 후 정년보장이 더욱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점진적으로 삭감되는 임금체계가 근로 의욕을 저해시킨다며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신규채용에 있어서도 기업이 스스로 양질의 채용을 실행할지 불명확한 상황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갖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작년 기획재정부의 통계조사에서 2011~2014년 중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14개 기관을 분석한 결과 신입 채용 비중이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문제는 채용한 인력이 모두 정규직인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과 인턴이 포함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는 고용시장의 안전성과는 거리가 멀다. 다시 말하면, 임금피크제를 통해 기존 근로자의 임금 삭감 후 생기는 비용을 신규고용에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은 비정규직과 인턴 등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기업의 뒷주머니 즉, 사내유보금을 챙기는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올해에도 기획재정위원회의 감사 결과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들의 총 사내유보금이 710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가 있다. 결국 그동안 돈이 없어 신규사원을 채용하지 않는다는 기업들의 주장은 거짓이 된 것이다. 여기에 임금피크제가 실행되면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비용이 기업의 잇속만 채우는 데에 악용되는 꼴이 될 것이다.
  하지만 결국 찬반 대립과 한국노총 금속위원장의 분신 시도 등 불미스런 사건 속에서 지난 13일 경제사회발전 노·사·정 위원회가 노동개혁에 대해 극적 타협을 이루었다. 다음날 14일 노동개혁은 또 한 번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 큰 벽을 넘었다. 이것으로 임금피크제를 포함한 노동개혁의 입법화가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여·야 의 대립과 노동계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정식으로 입법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요란한 가운데 노·사·정 3자(者)가 노동개혁에 공식 합의한 데 이어 새누리당이 16일 이번 합의안을 반영한 이른바 '노동개혁 5대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여 입법화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은 새누리당만의 강행처리를 거세게 비판하며 포괄적 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으로 노동개혁의 입법화가 눈앞에 다가온 지금, 남은 기간에 위에서 언급한 고용시장의 안정성 문제, 기업의 투명한 자산관리를 포함해 여·야 국회의원 모두 타협안을 꼼꼼히 분석하여 우려되는 점을 줄이고 정년보장과 정규직 신규채용의 확대 등 임금피크제의 궁극적 목표를 실현하는 데에 국민을 대표하여 앞장서야 할 것이다.

신희상 기자
shs17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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