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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문화] 성 상품화와 하리수

[문화] 성 상품화와 하리수

by 성영욱 on Nov 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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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여자들이랑 소꿉장난이나 고무줄 놀이를 하거나 어머니가 일하시는 부엌안을 들락날락 하는 남자애들을 보면 어른들은 얘기하신다.

"이 녀석! 너 고추 떨어지겠다, 사내자식이 말야"


남자는 남자가 해야 어울리는 일이 있고 여자는 여자가 해야 어울리는 일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그걸 까먹는 애들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한 마디이다. 뭐 그런 어른들은 비판하거나 그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전에는 그 때의 그 말을 듣는 꼬마들에게 꽤나 무서운 말인 것만은 사실인 것이다.


그 말을 들으면 내가 큰 잘못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까 말이다.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고정 관념이 많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귀걸이를 하고, 머리에 염색을 하고, 피부 관리, 성형에 관심이 많은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군복을 입고, 스포츠형 머리에, 담배를 피는 여자들도 너무도 당연해졌다.


유니섹스란 말은 이미 낡은 단어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볼 때 그냥 시간이 지나니까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하나의 사회 현상이라기 보다는 이 모든 것에는 철저한 자본주의의 논리가 들어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정된 시장에서 최대한의 소비를 통해 이익을 늘리기 위해 대중 문화를 교묘히 이용하여 이러한 결과를 낳게 된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자본주의의 산물이라는 이유로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이 모두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으며, 우리 또한 이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서로간의 흉내내기나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 것 자체가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1975년생, 현재 모델, 가수, 배우로 활동중인 여자(?) 연예인 '하리수'. 이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솔직히 아직까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명확하게 규정을 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미 남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여자라고 분명하게 말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애매한 부분은 바로 하리수를 남자로 아니면 여자로 지금 이 글에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어려움을 회피하기 위해 그냥 '사람'이라는 단어로 적어보기로 하겠다.



이 사람은 분명히 많은 이슈 속에서 살고 있다.


뭐든지 처음이라는 게 다 그렇지만 이 사람에 대해서는 처음이라는 것 이상의 것이 있다. 그동안 금기시했던 '트랜스 젠더'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전통에 정면으로 도전을 했으며, 일단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데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하리수란 사람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대답이 50%를 넘어, 이를 보아도 하리수의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 하겠다.


본인도 진정한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사람은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대변하고 싶다고 말을 했다. 이 사람이 출연했던 TV프로그램을 보면 이 사람이 정말 힘들었구나 하는 생각과 다수에 대한 소수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했다.


많은 설문조사가 이루어 졌고, 토론도 이루어졌다. 그 존재는 새로운 '트랜스젠더'들의 출현을 불러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분명히 하리수와 같은 사람들은 자신의 성정체성이 정상이 아닌 사람들이다. 하리수의 신체검사 등위는 '정신이상'으로 6급(징집면제)이 아닌가.. 하지만 이성적으로 보면 그들이 정상적이지는 않지만 이해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아직까지 감정적으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만약 내 주변에 그런 친구가 있다면 과연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렇게 아직까지 감정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중매체로 보는 그들에 대해서는 심한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이런 것만 봐도 하리수의 출현은 게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를 한 것도 어느 정도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 사람의 활동을 보면 진짜 자신과 비슷한 입장의 사람들을 대변하기 위해서 나온 것인지 의심이 된다. 아직까지도 '하리수'라는 사람이 '트랜스젠더'라는 소수의 사람들을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라는 질문엔 분명 '아니다'라고 말하게 된다.


조금 심하게 말해서 이 사람은 단지 호기심을 자극해서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일뿐이다.


그가 처음에 굳이 왜 연예인을 하려고 하는가 라는 질문에 그 사람의 대답은 "나 같은 사람을 알리고 싶었고, 또 실패해도 그냥 미용실이나 하면서 살면 되요" 이었고 이렇게 말하던 그 사람에 대해 별다른 생각 없이 좋은 감정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왜 뮤직비디오를 찍어도 영화를 찍어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몸짓과 연기를 하고, 보통 여자라면 쉽게 입을 수 없는 옷들을 입고, 대중 문화의 특성상 자신의 의도가 아닐 수도 있지만 굳이 자신의 몸을 이용하는 것이 소수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진정으로 이 사람이 자신과 같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회적 편견을 벗어버리고자 한다면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상당히 배타적이라고 할 수 있는 공무원 사회에 도전을 한다던가, 공부 쪽으로 노력을 해서 자신의 위치에 정정당당할 수 있는 것이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지금 하리수 이후에 새롭게 자신이 '트렌스젠더'라고 밝힌 사람들도 보면 모델을 하거나, 아니면 성인영화에 출연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이 과연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나도 돈만 있으면 성형을 해서 돈을 벌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을 사람들이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 사람들이 좀더 당당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을 호기심꺼리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그나마 대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걸 자각하고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 그 대표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그 대표성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의 그들에 대한 생각이다.


'60억 사람에게는 60억 개의 진실이 있다'는 말처럼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성 정체성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는 '정상적 이성애'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다른 성을 주변화하고 차별해 온 것이 사실이다.


관습과 통념을 씻고 맑은 눈으로 상대를 바라본다면 인간관계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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