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유물관리
전문 인력양성 시급
최근 충청남도 태안 부근 해역에서 850년 된 목조 운반선과 고려청자 수천점이 발견되었다. 5월 18일 첫 신고를 시작으로 7월 26일부터 8월 20일까지 또 다른 신고가 7건이나 들어왔다. 이곳에 묻힌 유물들은 국보급 유물로써, 미술사적으로도 굉장히 획기적인 발견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렇게 중요한 유물임에도 불구하고 첫 신고를 제외한 나머지 7건은 인양작업을 시작하지도 못했다. 발굴조사 기간 중 모든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다 보니, 다른 신고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태안뿐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전국에 신고 된 220여 건 가운데 발굴과 조사가 이뤄진 곳은 겨우 14곳에 불과할 정도로 인양작업은 매우 더디다.
인양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의 유물은 지금 이 시간에도 소금기에 절어 부식되고 있고, 유물 발견 해역에 대한 통제도 매우 허술해 유물을 몰래 빼돌리는 밀거래도 성행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수중유물관리, 왜 이렇게 허술한 것일까?
수중유물 관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보다도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모든 해역의 수중유물의 발굴은 단 7명으로 구성된 수중 발굴 팀에서 전담하고 있다. 이마저도 작년에 겨우 만들어진 팀이다. 수만 여 점의 유물들을 단 7명이서 발굴, 보존,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도저히 지금의 인력과 장비로는 이 많은 유물들을 감당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수중유물 발굴 시 어민들의 제보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문제이다. 수중유물 발굴은 본래 과학적 탐사를 통한 유물분포지도를 가지고 해야 하지만, 이 역시 전문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 측의 설명이다.
수중유물관리, 이렇게 허술해서야 되겠는가? 정부는 수중문화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수중 유물 관련 전문 인력과 장비 증원,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수중유물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여 소중한 유산들을 보호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