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라 쓰고 말세라 읽는다
사회지도층, 도덕적 의무까지 이행해야
지난 9일, 국민 MC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강호동씨가 잠정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세금의 과소납부로 인한 수 억 원대의 추징금을 부과 받으며 세금탈루라는 큰 논란을 일으켰다. 그뿐만 아니라 배우 김아중씨 역시 추징금을 부과 사실을 인정했다. 이번 사태로 인한 국민의 분노는 그들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거셌다. 이들 뿐 아니라 ‘선박왕’ 이라 불리는 선박회사 업주 권 혁 회장은 있지도 않은 해외법인을 세워 역외 탈세 행각을 벌인바있다. 그로인한 추징금은 4천억 원이라는 거대한 금액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돼 전혀 징수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4대 의무는 국방의 의무, 납세의 의무, 교육의 의무, 근로의 의무이다. 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의무’는 꼭 해야만 하는 것으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묵묵히 이 의무들을 이행하고 있다.
만약 탈루나 탈세와 관련된 이들이 추징금을 성실히 납부한다면 이는 법적으로 납세의 의무를 이행한 것이 된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헌법에 기재되어 있는 국민의 의무뿐 아니라 또 다른 의무가 하나 더 남아있다. 바로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다. 이는 사회적 위치를 갖은 사람들의 도덕적 의무라는 뜻이다. 최근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독일의 재벌들도 부유세 납부 의사를 밝힌바 있다. 점점 커져가는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더 많은 세금을 낼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 비리와 탈세, 분식회계, 부동산 투기 등의 얼룩진 도덕성을 가지고도 공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하다. 이에 대한 강력한 법적, 사회적 처벌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앞선 상류층의 자발적인 의무 이행이 더욱 더 요구된다. 그런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행해질 때 사회지도층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두터워지고, 나라의 사회적 질서가 잡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