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의 현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년 반이 지났다. 임기의 절반 정도가 지난 셈인데 과연 문재인 정부가 경제성장의 방향을 제시한 소득주도성장은 성공했을까? 먼저 소득주도 성장은 근로자의 소득을 인위적으로 높이면 소비가 증대되면서 경제성장을 유도한다는 정책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양한 요소가 개입하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론은 원래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낳았다. 경제 정책은 언제나 예견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심리적인 요인도 경제정책의 결광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좋지 않았다. 모두가 불경기라고 인식해 왔으며 가계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긴축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무론 지난 3분기 소득 최하위층 가구와 최상위층 가구의 소득격차가 4년만에 감소했다는 호재가 들려왔다. 소득배율은 고소득자와 저소득자간 소득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소득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지난 3분기 소득은 지난해보다 4.3%p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5분기 연속 감소하다가, 지난 2분기 0.04%p 증가한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 소득은 지난해보다 0.7%p 늘은 것에 비하면 4.3%는 매우 높은 수치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표는 실제와 괴리가 느껴진다. 왜냐하면 근로소득은 줄어들고 정부가 재정으로 지원해 주는 이전소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지난해보다 6.5%p 줄었고 지난 2017년 3분기에서 2년사이 28%p 급감했다. 반면 정부가 주는 소득은 67만 3,700원으로 지난해보다 11.4%p 늘었다. 특히 공적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이 19.1%p 늘어났다. 이를 보면 1분위 가구의 노동을 통한 근로소득은 감소했지만, 정부가 감소한 만큼 이상의 지원을 통해 전체소득을 상승시켰다고 볼 수 있다. 상위인 5분위는 12.6%p, 4분위가 10%p 줄었고, 반면 저소득층인 1분위와 2분위는 각각 11.3% 와 15.7% 늘었다. 겉으로 볼 때는 저소득층의 사업소득이 늘었지만, 이 역시 내용을 들여다보면 자영업자가 아래 소득계층으로 강등되는 식으로 저소득층의 사업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소득주도성장은 성공적인 전략으로 보기는 힘들다. 복지로 소득을 올리는 정책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상향평중화된 상태에서 소득격차가 벌어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소득주도 성장은 소득격차를 줄이는 데에는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상향평준화에는 실패한 전략이다. 

이동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