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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제 - [84호] 동양그룹 법정관리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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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경상대학 편집부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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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 불완전판매, 투자자 5만명 손실액 1조 5천억원


동양그룹 5개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 투자자 손실 불가피


  


“ (주) 동양 제 265회 채권, 연 이자율 7.6% ~ 8.3%”


동양증권이 지난 5월 배포한 CP광고 전단지의 내용이다. 하지만 전단지 내용의 위험성은 충분히 알려주지 않은 채 회사채를 판매한 불완전 판매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동양그룹의 알짜배기 계열사인 동양시멘트의 주식을 담보로 회사채를 판매해 절대 원금손실이 없다고 투자자들을 유혹한 것이다. 이렇게 동양증권 직원의 권유로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를 사들인 개인투자자는 5만 명에 육박하고 금액으로는 1조 5천억 원이 넘는다. 과거 LIG 법정관리 사태가 약 800명, 저축은행 사태가 2만여 명인 것에 비하면 훨씬 큰 규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5개월 뒤 동양그룹이 5개의 계열사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함으로써,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몰고 왔다. 이로 인해 동양증권 제주지점의 한 여직원은 고객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한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고, 금융소비자원을 통해 수많은 피해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법정관리란 기업이 자력으로는 도저히 회사를 살리기 어려울 만큼 빚이 많을 때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가 자금을 비롯, 기업 활동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즉 기업회생절차이다. 기업이 파산하는 것 보다 단기적으로는 채권자의 이익을 희생시키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경영을 계속 유지시켜 줌으로써 경영노하우와 인적 자원을 보호하여 국민경제 전반에 바람직한 경우가 많다고 판단될 때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법정관리 제도는 그 자체적으로 바람직한 제도일 수 있는데 왜 문제가 되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생긴 것일까?


  


그 이유는 일단 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면 기존의 모든 채권이나 채무를 동결시켜 재산보전처분도 동시에 신청하기 때문에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그 만큼 채권행사의 기회를 제약받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투자자들은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기업에 투자한 투자금을 법원의 판결이 날 때까지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동양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됨으로써 동양그룹의 기업어음, CP를 구매한 투자자들의 투자금 상환은 무기한 연장된 것이다. 만약 CP발행에 있어서 불완전판매나 사기 판매의 정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투자자의 원금은 통상 30%정도의 선에서 돌려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투자자들이 구매한 기업어음은 말 그대로 휴지조각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투자자가 어느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은 자유다. 고 수익이 예상되는 종목은 그 만큼 고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런 경제적 지식과 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을 통해 투자를 하고 손실이 났다면 그것은 투자자가 책임져야 할 몫이지만, 이번 동양그룹 사태는 이런 상식적인 측면으로 바라보기엔 문제가 많다. 


  


첫 째로는 불완전 판매의 정황이 속속히 들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불완전 판매란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상품의 기본 구조, 자금 운용, 원금의 손실 여부 등 주요 내용에 대해 판매자 쪽에서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판매한 경우를 말한다. 즉 불완전 판매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위배되는 것이다. 불법이다. 그런데 동양증권은 이런 불완전 판매를 뻔뻔히 자행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를 보면 대부분이 금융지식이 부족한 5~60대 주부들이었고 위험성은 고지하지 않은 채 수익성만을 강조하여 금융상품을 판매했다. 이러한 불완전 판매로 인해 투자자들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고, 금융소비자원이나 금융감독원을 통해 감당하기 힘들 만큼의 소송건수가 접수되고 있는 현실이다.


  


두 번째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감시 소홀을 꼽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알면서도 모른 척 눈감아 주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4년간 동양증권을 대상으로 세 차례나 불완전 판매 여부를 조사했지만 충분한 조취를 취하지 않았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검사팀 일각에서는 동양증권에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해 하반기 “구조조정을 할 테니 시간을 달라”는 동양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CP 관련 규제를 미뤄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 오너의 도덕적 해이가 이번 사태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이틀 전 오너일가의 개인금고에서 현금과 귀금속을 인출해 갔다는 금고 관리자의 증언이 있었다. 즉 기업의 회장과 그의 가족들은 이번 사태를 이미 예견 했을 것이다. 예견 뿐 아니라 이번 사태를 조장하고 경영부진으로 인해 더 이상 수익이 없는 기업의 빚을 금융당국과 한 패가 되어 개인 투자자들에게 전가한 것이다. 기업오너가 이번 사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면 CP의 만기일이 도래하기 전에 계열사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을 것이다. 하지만 동양그룹의 계열사인 동양매직을 매각하는 단계에서 몇 십억 정도 손해를 본다고 판단해서 매각을 중단했다. 이런 점만 보더라도 기업 오너는 투자자들의 손해보다는 자신과 가족의 재산 지키기에만 급급했고 이는 사회적으로 충분히 비난받아 마땅하다.


  


자본주의 시대에 살면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 가진 자들의 돈 놀음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이번 동양그룹 사태를 명확히 처벌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태는 또 다시 발생할 것이다. 가진 자들의 꼼수로 힘없는 개인들이 피해보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 관리 당국의 조속하고 명확한 판단으로 이번 사태의 해당 관련자들의 엄중한 처벌을 기대해 본다.


  



박진수 기자

jgreatpar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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