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호]끝나지 않은 홍콩의 민주화 시위
끝나지 않은 홍콩의 민주화 시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그들의 움직임
홍콩에서 시작된 시위가 50일을 넘겼다. 경찰의 최루탄을 우산으로 막아내었다고 하여 우산시위라고 불리는 이 움직임은, 지난 9월 22일 24개 대학교의 학생들이 동맹 휴업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들은 중국 정부에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출에 대하여 직선제를 거세게 요구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윗선의 어떠한 힘의 개입도 없이 행정장관을 직접 뽑겠다는 의지는, 국가의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민주주의의 원칙과 직결되어 홍콩 민주화 시위라고도 불린다.
현재 선거방식은 1,200명의 위원회가 행정장관을 뽑는 간접선거이다.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었을 때부터, 홍콩에서는 직선제를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마침내 중국 정부에서 2017년 홍콩 행정장관을 직선제로 뽑겠다고 발표하여 홍콩 시민의 요구를 들어주는 듯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중국에서 제시한 선거방식은 중국 정부가 임명한 1,200명의 후보추천위원회가 2~3명의 후보를 선출하고 이 후보 중에서 직접선거를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국민이 직접 투표하는 행위 자체가 일어난다고 해서 이것을 직선제라 할 수는 없다. 중국 정부는 선택의 폭을 제한시켜놓고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척하며 홍콩 시민을 우롱했으며 홍콩 시민은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9월 27일 정오에 시위가 시작되었다. 애초 100명으로 적은 인원이었으나 점점 늘어나 10월 1일엔 10만 명 가까이 되었다. 홍콩 정부의 행정장관인 렁춘잉은 이 시위를 불법이라 하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시위대 75명을 연행하기도 했으나 이는 시위대에게 반감을 일으켜 시위는 더욱 거세졌다.
홍콩의 자율권 주장과 이를 제지하려는 정부 간의 마찰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홍콩은 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 이래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03년 홍콩 정부에서 외국 정치단체의 홍콩 내 정치행위를 금지하는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발표했을 때, 50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이는 기본권을 제한한다며 시위했다. 결국, 이 법안은 철회되었다. 2012년엔 정부가 친 중국적인 내용이 담겨있는 애국교육을 하려 하자 고교생들이 '정치적 세뇌'라며 반발하고 일어났고 이 또한 철회되었다. 홍콩 정부와 중국에 대항하여 싸웠던 그때의 고교생들이 지금 대학생이 되어 현재의 민주화 시위를 하는 셈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홍콩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는 직선제 요구 한가지와 관련되어 있다고 단정 지을 수만은 없다. 반환 이래로 홍콩에서는 두 차례 시위해서 이겨낸 경험이 있으며, 시위가 일어나기 전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배경들이 존재했다.
중국에 대한 홍콩의 반감도 이번 시위를 촉진하는 데 이바지했다. 반환 이래로 중국의 자산가들이 홍콩에 많은 투자를 감행하며 홍콩 주택 값은 120%나 올랐다. 빈부격차가 심해지며 정부정책이 기득권층에만 이롭게 작용하는 불균형 정책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우산시위는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하여 내딛는 발걸음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를 지지하며 미국에서는 우산을 들고 함께 시위에 참여하는 등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들이 정당하게 누려야 할 권리를 주장하며 지금까지 싸워온 만큼 그들에게 좋은 성과가 있길 바란다.
김예람 기자
po_d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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