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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사 - [82호] 무늬만 흉내내는 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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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흉내내는 경제민주화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시정해야

 

 

지난 18대 대선 이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많은 것들이 이슈가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경제 민주화 정책이다. 경제 민주화는 조세와 공정거래 부문으로 나누어, 사회에 만연한 경제 양극화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제까지 국내 경제는 소수의 엘리트가 99퍼센트를 이끌어가는 방식이었다. 시장의 빈부격차가 극단적으로 컸다. 또한 국내에서는 오래전부터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권력에 대한 불평등이 유난히 높았다. 전체 경제 규모의 성장과는 별개로, 국민들이 느끼는 경기 상황이 오히려 악화됐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국내 상황에 맞춰, 박근혜 대통령은 대권 레이스부터 경제 민주화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워 많은 국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지난 제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의 국정목표를 살펴보면, 경제 민주화 정책은 후순위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져 현재 정책이 추진되고 있긴 하지만, 들여다보면 정부가 오히려 악수(惡手)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조세부문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다. 이는 특정기업의 대주주 본인이나 친인척이 3%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와 거래하는 비중이 30%이상이면 증여한 것으로 간주해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이는 대기업이 편법적으로 부를 상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단이다. 그러나 이 규정이 문제가 되는 것은 대기업과 더불어 중소・중견 기업에 까지 모두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재벌 집단의 몰아주기 관행을 근절하자는 명분과는 달리 기업의 정상적인 거래마저 제한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계열사 간 거래는 해외에서도 통상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대기업만 일감 몰아주기로 몰아간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미 대기업의 경우 대상 계열사를 합병・매각하는 등 자체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여 증여세 과세를 피하고 있는 상태다. 결과적으로 중소・중견 기업만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 국민들이 기대한 경제 민주화는 고사하고 국내 경제의 기반마저 흔들고 있는 모양새다.

 

공정거래부문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공정거래부문의 경우 타깃이 대기업이기 때문에 중소・중견 기업의 경우 조세 부문에 비해서는 영향을 덜 받는 상태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경우 조세 부문보다 공정거래 부문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지나친 규제라는 목소리가 크다.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규제하여 중견・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기본 취지에서 벗어나, 과잉 입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논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30%을 넘는 경우, 총수일가가 직접 개입한 것이라고 추정해 그에 따라 과징금은 물론 형사처벌도 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공정거래법은 행정규제법으로, 여기에 형사처벌까지 추정하겠다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개정안에 대해서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법이 어떻게 개정되는지, 자기 회사에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에 대해 몰두하다보니 경쟁력 확보도 이미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경제 민주화의 원칙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 경제적 약자에게는 확실한 도움을 주며 둘째, 국민이 공감하지 못하는 정책은 부작용을 최소화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셋째, 대기업의 장점은 살리되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3가지 중 어느 것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경제 민주화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빈부격차의 해소, 대기업의 규제 강화를 통한 중견・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있다. 재계와 더불어 야당, 여당 내에서도 정책의 속도와 방향에 대하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확실한 것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은 아니라는 것이다. 경제 민주화가 탄력을 받아 추친될 수 있는 배경은 ‘국민적 공감대‘에 있다.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 경제 양극화, 부의 상속, 부정으로 인한 사익의 척결. 이는 모든 국민이 바라는 것이자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원이다. 하지만 또 다시 대기업은 또 다시 이리저리 빠져나가고, 중견・중소기업만 폭격을 맞는 셈이 됐다.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정책은 중단하고, 보다 확실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재벌 중심의 경제 환경에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 자영업자에게까지 동등한 기회와 혜택을 부여하고 법적으로 사회적 보호와 편법에 따른 제약을 받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모든 경제 주체들이 공정한 활동 영역을 보장받으며, 특정 집단에 의해 경제력이 남용되거나 독점되는 사태를 막는 것이 경제 민주화의 올바른 방향이 될 것이다.


김도형 기자

slevin1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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