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호]도박인가 문화인가
표제: 도박인가 문화인가
부제: 불안한 화상경마장 입지
몇 주 전부터 대전 지하철 1호선 월평역 부근에서 월평 화상경마장을 철폐하라는 1인 시위가 이뤄지고 있다. 월평동 지역주민들은 이전부터 꾸준히 화상경마장의 철폐를 요구해왔지만 부천 화상경마장이 2020년에 폐쇄된다는 결정이 나기도 했고 대선 시즌을 맞아 화상경마장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듯하다. 각종 선거 때마다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하는 화상경마장의 폐쇄 및 이전의 요구가 이번에도 공약화 되었다고 하는데 그 문제가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경마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한 번쯤 데이트로도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 중 하나로, 렛츠런 파크(경마공원)처럼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 갈 수 있는 소풍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화상경마장으로 인한 시위가 잦고 지역주민들의 철폐 및 이전을 촉구하는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면 더 이상 가볍게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화상경마장에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잠재적 도박중독자를 양성한다는 점이다. 다른 사행산업보다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데다가 그리 비싸지 않은 입장권의 가격, 혹시 당첨될지 모르는 경품의 유혹 등으로 서민들의 발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실례로 한 경마장 직원의 말에 따르면 8천만 원까지 잃고 경마장을 나서는 고객도 있었다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해당 지역의 교육 환경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있다. 화상경마장이 들어선 후, 근처 학교의 신입생 수가 감소하는 현상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화상경마장을 일종의 도박장으로 여길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 청소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여지가 충분하기에 어린 자녀들을 둔 부모님들의 걱정은 상당히 크다.
게다가 인근 지역의 슬럼화는 비일비재하다. 학원가였던 곳에 화상경마장이 생기고 주점, 노래방 등의 유흥업소가 우르르 들어서는 일이 많았다. 거의 대부분의 화상경마장 주변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지역주민은 그 지역의 발전이 어렵다고 받아들이고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삶의 터전이 썩 좋지 않은 주거환경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꽤 불편한 마음일 것이다.
경마가 일종의 스포츠로 받아들여지기에는 이미 상당수의 사람들이 피해를 보았고, 대다수의 화상경마장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곱지 않다.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현존하는 화상경마장을 유지하려면 한국마사회는 겉으로만 건전한 레저문화시설을 표방하기보다 실제적으로 사행심을 부추기지 않고, 사람들이 이에 중독되지 않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가며 화상경마장을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유리 기자
youyouyouring@gmail.com
-
[97호] 떠오르는 음식 문화
Date2017.10.17 By북소리 Reply0 Views2926 -
[97호] 유치원생들이 볼모?
Date2017.10.16 By북소리 Reply0 Views2585 -
[97호]특수학교 설립 논란
Date2017.10.16 By북소리 Reply0 Views2785 -
[97호] 확산되는 햄버거 포비아
Date2017.10.16 By북소리 Reply0 Views2769 -
[97호] 초등 임용, 악순환의 굴레
Date2017.10.16 By북소리 Reply0 Views2892 -
[97호]치매는 이제 우리 이야기
Date2017.10.16 By북소리 Reply0 Views2641 -
[97호] 구직활동 돕는 취업카드
Date2017.10.16 By북소리 Reply0 Views2847 -
[97호]생리대, 걱정 없이 쓸래요
Date2017.10.16 By북소리 Reply0 Views2619 -
[97호]현대판 마녀사냥
Date2017.10.16 By북소리 Reply0 Views2729 -
[97호] 불법을 위한 수단?
Date2017.10.17 By북소리 Reply0 Views2460 -
[97호] 불안정한 한미 FTA
Date2017.10.13 By북소리 Reply0 Views2532 -
[97호] 증세, '억지'아닌 '필수'
Date2017.10.13 By북소리 Reply0 Views2956 -
[97호]최저임금 만원을 향한 첫걸음
Date2017.10.13 By북소리 Reply0 Views2363 -
[97호]최저임금 만원을 향한 첫걸음
Date2017.10.13 By북소리 Reply0 Views2469 -
[97호] 한반도가 핵반도 되나?
Date2017.10.15 By북소리 Reply0 Views2662 -
[97호] 바른정당이 나아갈 길
Date2017.10.15 By북소리 Reply0 Views2582 -
[97호] 누구를 위한 국정원인가?
Date2017.10.15 By북소리 Reply0 Views2483 -
[97호] 여소야대 협치의 장
Date2017.10.15 By북소리 Reply0 Views2519 -
[96호]도박인가 문화인가
Date2017.06.09 By북소리 Reply0 Views4875 -
[96호]인도? 차도? 어디로 가야하오
Date2017.06.09 By북소리 Reply0 Views5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