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호] 중국의 아리랑치기
중국의 아리랑치기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으로 소중한 우리문화 지켜야
“우리나라는 뭐했대요? 우리나라의 상징을 빼앗기는 건데 행정부 장관은 날로 먹어요”
그냥 듣기에도 시원한 이 한마디는 지난 12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에서 이재하(이승기)가 중국이 아리랑을 지역문화재로 등재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한 말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해 6월 아리랑을 비롯한 가야금, 회혼례, 판소리, 씨름을 포함한 제3차 국가무형문화유산 목록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아리랑을 공동 등재하자는 뜻을 내비친 직후라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도대체 어떻게 중국이 아리랑을 자국의 문화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일까. 기존 우리나라 법을 보면 무형문화재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그 종목과 보유자를 함께 인정해야 했다. 하지만 아리랑 같은 경우 그저 구전되어 내려온 흥얼거리던 노래이기 때문에 누구를 보유자로 지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아리랑은 물론 김치, 한글, 고려인삼, 해녀 등도 현재 공식적인 국가 무형문화재 목록에 등록이 안 된 상태다. 이렇듯 우리나라 내에서의 관리부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아리랑의 소유권을 둘러싼 모든 책임을 중국에 돌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지난 3일, 우리나라 문화재청이 중국에 대응하여 중요무형문화재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4459억 원을 투입하여 무형문화재 전승 여건을 개선하고 외부에 알리는 작업 등을 통해 전통문화의 자생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늦장대응이란 비난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이로써 우리민족과 삶을 함께해온 무형적 자산들이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한 유네스코에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신청했던 '정선아리랑'을 다른 아리랑들까지 포함해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달 중 다시 신청하기로 했다.
언제부턴가 우리 것이라고 당연시되는 것들이 다른 국가들의 인정을 받아야만 하는 세상이 됐다. 우리 것이지만 우리 것이 아니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누가 먼저 ‘찜’을 하는지, 누구의 목소리가 큰지가 소유권을 결정하는 기준이 돼버렸다. 어딘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하는 수 없다. 글로벌해져가는 이 세계 속에서 우리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에 맞춰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그 노력은 우선 모두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 관심을 바탕으로 타당한 법의 마련이 따라야 한다. 곧 시행한다는 중요무형문화재 활성화 계획이 잘 이루어져 더 이상 제 2의 독도를 만드는 잘못을 범하지 않길 기대한다. 중국은 이 모든 것이 소수민족의 문화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정책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자국 내 조선족의 문화이기 때문에 자국의 문화라는 논리다. 동북공정의 일환일 수도 있고, 순수한 자국민에 대한 애정일 수도 있다. 어찌됐든 소수민족의 문화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태도로 추진하는 중국에게서 한 민족으로 이루어진 우리는 그동안 어떤 태도로 소중한 문화유산을 대해왔는가를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당연하게 생각했던 주위의 모든 것들을 돌아보자. 또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한 대 먼저 얻어맞고 어떻게 하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맞기 전에 위에 올라설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면 골리앗과 싸워 이긴 다윗의 통쾌한 돌팔매질을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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