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9 21:36
[91호]우리 사회의 눈,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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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눈, SNS
이용되는 타인의 불행
지난달 29일 시민들이 퇴근하기 바쁜 시간, 강남역에서의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났다. 7시 30분경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정비업체 남성 직원은 달려오는 열차를 미처 피하지 못한 채 변을 당했다. 그 순간, 시민들은 사고현장에 모여들었고 많은 사람이 주머니 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내기 시작했다. 사고당한 남성을 구하기 위해 신고를 하려 했던 것이라 생각 할 수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위한 준비 동작이었다. 당시 사고 발생 후 약 10분 뒤 강남역을 방문했던 지(19) 씨는 "열차에는 피와 살점이 튀어있고, 바닥 또한 선명한 핏자국이 있었지만, 수습을 위해 선뜻 나서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현장을 촬영하는 데에만 바빴고 열차운행이 지연되자 개찰구를 통과한 지점이라 지하철 비용을 아깝다며 투덜대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라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사고가 발생하고 한 시간이 채 안되어 SNS에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자극적이고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사진과 동영상이 사고현장 그대로의 모습으로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다. SNS상에서 사람들에게 이 사고는 큰 이슈거리가 되었다.
이번 사고를 통해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문제점을 읽어 낼 수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확산으로 인해 소위 말하는 '인증샷 문화'가 생겨났고, 이 인증샷을 위해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담아내고 SNS에 게시하기 시작했으며 누군가에게는 클 불행을 SNS의 안줏거리로 전락시켰다. 일각에서는 사고 발생 직후 경황을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지만, 사고 모습 그대로를 게시한다는 것은 일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고, 사고 당사자의 존엄성을 침해할 위험도 있다.
과거부터 SNS사용자들은 사건·사고를 촬영하고 SNS에 기재하는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 되어야만 하는 문제'로 거론 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고쳐지지 않은 채 계속 반복되고, 많은 사람들은 게시한 사용자를 거세게 비난할 뿐이다. 사람들은 과거 지하철에 사람이 투신했을 때 남녀노소 불문하고 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의인들의 희생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타인을 생각하는 측은지심이 우리 사회에서 희미해지고 있는 듯하다.
자극적인 사건을 게시함으로써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또 그 감정을 이용해 공감을 얻어내려는 문제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발생한 '북한 목함 지뢰 폭발사고' 당시에 국방부는 기자들에게 당국이 발표할 때까지 기사 보도를 자제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한 국회의원은 자신의 SNS에 사실을 유출하였고 파문을 일으켰다. 또한 과거에는 '세월호 사건'이나 '천안함 사건' 등 특정 사건에 대한 음모론도 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퍼져 SNS를 어지럽히고 사람들을 분열시켰다. 타인의 불행에 무감각해져 우스갯소리로 넘기고 관심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SNS의 현주소다. 분명한 것은 SNS가 우리 삶에 밀접하게 다가온 이 시점에서 SNS사용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가 SNS를 어지럽히는 것인가 SNS가 우리를 어지럽히는 것인가. SNS의 등장 이후 사람들은 더욱 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빠져들고 있고 타인의 불행은 상당히 자극적인 글과 사진 또는 동영상을 게시하는 것으로 이용되고 있다. 관심과 이목을 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용하는 모습들은 더욱더 타인과의 소통을 활발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주길 원했던 SNS를 점점 병폐해지게 하고 있다.
이환빈 수습기자
lhb0653@gmail.com
이용되는 타인의 불행
지난달 29일 시민들이 퇴근하기 바쁜 시간, 강남역에서의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났다. 7시 30분경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정비업체 남성 직원은 달려오는 열차를 미처 피하지 못한 채 변을 당했다. 그 순간, 시민들은 사고현장에 모여들었고 많은 사람이 주머니 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내기 시작했다. 사고당한 남성을 구하기 위해 신고를 하려 했던 것이라 생각 할 수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위한 준비 동작이었다. 당시 사고 발생 후 약 10분 뒤 강남역을 방문했던 지(19) 씨는 "열차에는 피와 살점이 튀어있고, 바닥 또한 선명한 핏자국이 있었지만, 수습을 위해 선뜻 나서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현장을 촬영하는 데에만 바빴고 열차운행이 지연되자 개찰구를 통과한 지점이라 지하철 비용을 아깝다며 투덜대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라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사고가 발생하고 한 시간이 채 안되어 SNS에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자극적이고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사진과 동영상이 사고현장 그대로의 모습으로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다. SNS상에서 사람들에게 이 사고는 큰 이슈거리가 되었다.
이번 사고를 통해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문제점을 읽어 낼 수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확산으로 인해 소위 말하는 '인증샷 문화'가 생겨났고, 이 인증샷을 위해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담아내고 SNS에 게시하기 시작했으며 누군가에게는 클 불행을 SNS의 안줏거리로 전락시켰다. 일각에서는 사고 발생 직후 경황을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지만, 사고 모습 그대로를 게시한다는 것은 일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고, 사고 당사자의 존엄성을 침해할 위험도 있다.
과거부터 SNS사용자들은 사건·사고를 촬영하고 SNS에 기재하는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 되어야만 하는 문제'로 거론 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고쳐지지 않은 채 계속 반복되고, 많은 사람들은 게시한 사용자를 거세게 비난할 뿐이다. 사람들은 과거 지하철에 사람이 투신했을 때 남녀노소 불문하고 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의인들의 희생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타인을 생각하는 측은지심이 우리 사회에서 희미해지고 있는 듯하다.
자극적인 사건을 게시함으로써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또 그 감정을 이용해 공감을 얻어내려는 문제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발생한 '북한 목함 지뢰 폭발사고' 당시에 국방부는 기자들에게 당국이 발표할 때까지 기사 보도를 자제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한 국회의원은 자신의 SNS에 사실을 유출하였고 파문을 일으켰다. 또한 과거에는 '세월호 사건'이나 '천안함 사건' 등 특정 사건에 대한 음모론도 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퍼져 SNS를 어지럽히고 사람들을 분열시켰다. 타인의 불행에 무감각해져 우스갯소리로 넘기고 관심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SNS의 현주소다. 분명한 것은 SNS가 우리 삶에 밀접하게 다가온 이 시점에서 SNS사용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가 SNS를 어지럽히는 것인가 SNS가 우리를 어지럽히는 것인가. SNS의 등장 이후 사람들은 더욱 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빠져들고 있고 타인의 불행은 상당히 자극적인 글과 사진 또는 동영상을 게시하는 것으로 이용되고 있다. 관심과 이목을 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용하는 모습들은 더욱더 타인과의 소통을 활발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주길 원했던 SNS를 점점 병폐해지게 하고 있다.
이환빈 수습기자
lhb06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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