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우리를 잊지 마세요
‘화려한 휴가’를 통해 본 교육현실
8년 만에 역사 속에서 왜곡·은폐되었던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고, 15년 만에 그 사건의 배후자들이 법 앞에 나오게 되었으며, 17년 만에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일이 있다. 이것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 줄 아는가? 바로 ‘5·18 광주민중항쟁(이하 5·18)’이다. 이전에는 ‘광주사태’로 불리다가 드디어 17년 만에 ‘민중항쟁’으로 제정된 것이다.
5·18 당시의 광주가 얼마나 끔찍하고 잔인하게 신군부에게 진압되었는지 알게 된 것은 불과 몇 주 전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였다. 영화가 그 날을 얼마만큼 사실적으로 표현했는지, 아니면 오히려 왜곡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5·18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높인 것만은 사실이다. 영화를 본 후 찾아본 그 날의 사진들 속에는, 영화 속 모습과 똑같이 곤봉을 휘두르는 전경, 군화로 짓밟는 전경, 학생뿐 아니라 시민들까지 잡아들이는 전경의 모습 등 그 날의 광주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 날, 광주에서는 외롭고 처절한 항쟁이 있었던 것이었다.
영화와 사진첩을 보면서 ‘내가 만약 영화를 접하지 않았다면 5·18에 대해 무얼 알고 있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고등학교 때 한국의 현대사를 배웠지만 교과서로 배운 지식보다 영화한편으로 더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이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학교에서는 단편적인 이론들과 지식만 가르치고 있고, 점수에만 연연하다 보니 5?18의 진정한 의미는 뒷전인 것 같다. 최근에는 시청각 수업이 더 진행이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7차 교육과정을 접한 학우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백문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다. 영화로든, 사진으로든 좀 더 생생한 가르침이 있었으면 한다. 지금의 교육 현실이 변하지 않는다면 5·18은 앞으로도 점점 잊혀져갈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여주인공이 외치던 그 말이 마치 우리들에게 던지는 것 같아서 가슴이 저려온다.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를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