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도서관에 후진 의식
찾아 볼 수 없는 대여 예절
우리 학교 정문을 통해 걸어 들어오면 정면으로 보이는 큰 건물이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이 건물은 우리학교의 상징인 백마상도, 충남대 석탑이 세워져 있는 영탑지도 아니다. 바로 도서관이다.
1953년 문리과대학 도서관으로 개관된 이래 현재 연면적 25,301㎡에 4,200여석의 열람석을 갖추고 있다. 또한, 130만 여권의 단행본과 10,500여종의 학술지(전자저널 포함)와 30여종의 학술DB를 보유하여 교수 및 학생들의 학문연구와 학습활동을 지원하는 학문의 요람이 돼왔다. 1996년 도서관 학술정보시스템(CLINS)을 가동함으로써 대학도서관 전산화의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 모든 소장 자료에 대한 서지와 학위논문·고서·교내간행물 등 원문을 인터넷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DB구축을 완료했다. 국내·외 학술데이터베이스 등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통합형 디지털 도서관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한 유비쿼터스 도서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선진 도서관은 이용자인 충대생들의 후진적 태도로 인해 속부터 곪아가고 있다. 책 대여기간인 10일을 넘기는 일이 허다하고, 책에 있는 사진이나 주요한 글귀는 그대로 잘라버려 겉면은 멀쩡하지만 펼쳐보면 너덜거리는 책이 대다수이다. 문제집의 경우 상태는 더욱 심각하다. 평소 문제집을 자주 빌려보는 경영학과 04학번 이정영 학우는 “웬만한 책에는 먼저 빌려본 학우가 푼 답안과 필기가 그대로 남아있고, 연필로 적혀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충남대 학우들의 미숙한 책대여 태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우리학교 도서관은 국내·외 대학도서관 및 관련기관과의 상호협력 체제의 확대를 통해 광범위하고 다양한 정보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학술종합센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쾌적한 도서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있듯 우수한 시설을 우리 학우들이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학내에 국립중앙도서관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한낱 도서대여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학교 학우들의 주인의식 재고와 각성만이 곪아버린 도서관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치유책이며, 올바른 도서관 사용은 최고 지성을 가진 대학생들이 앞으로 바르게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