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개봉한 '집으로' 라는 영화는 77세의 산골에 사는 할머니를 주연으로 기용해 화제를 뿌렸다. 이 영화는 사람들에게 평소에 잊고 지내던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일깨워 주며 잔잔한 감동을 주었고 주인공인 할머니는 소위 말하는 스타덤에 올랐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할머니는 여느 배우들이 하는 것처럼 인터뷰도 하고 개봉관을 돌며 인사도 했으며 대종상 후보 제의까지 받았다. 이러한 피곤한 일상을 견디지 못한 할머니는 쓰러지기까지 하였고 급기야는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과 매스컴 세례를 이기지 못해 집을 떠난다는 의사를 밝혔다. 어쩌면 할머니가 이러한 의사결정을 내리기까지 가장 힘겨워 했던 것은 몸이 아픈 게 아니라 몰려대는 관심으로 인한 심적인 고통이었을 것이다.
제작사가 밝힌 '할머니의 건강과 안위를 최우선시 하겠다' 라는 말은 빛 바래진 채 할머니는 너무 많이 노출되었다.
인터뷰하자고 졸라대는 기자들, 사진 한번 같이 찍 자며 찾아오는 극성 관객들, 어떻게든 할머니를 광고해 이용해 보려는 광고업자들, 심지어 돈 얼마 벌었냐며 할머니의 수익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할머니 같이 일생을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에게는 갑자기 몰려온 매스컴이나 지나친 사람들의 참견과 관심은 어찌보면 스포트라이트가 아닌 하나의 폭력이 될 수도 있다.
이 영화에 나온 할머니는 말 그대로 할머니 일 뿐 우리가 쉽게 입에 담는 스타는 결코 아니다. 자연이 자연 그대로 놓아두고 볼 때 가장 아름다운 것처럼 할머니 역시 그대로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가장 행복할 것이다.
더 이상 할머니가 상업주의로 인해 순수한 마음에 상처받지 않게 되기 위해서 라도 할머니의 집으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