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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 [문화] 누가 주인공이냐? 나냐 아니면 그들이냐?

[문화] 누가 주인공이냐? 나냐 아니면 그들이냐?

by 최근홍 on Nov 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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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바나(nirvana). 80년대 후반, 90년대 초 새로운 음악 장르들이 조심스레 싹틀 무렵 ‘얼터너티브’라는 장르로 등장해 단숨에 당시 음악계 지존의 자리에 오른 그룹이다. 음악평론가들 사이에서 90년대 최대의 사건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너바나의 등장과 커트 코베인의 권총자살을 꼽는다. 아마 락을 좋아하는 매니아라면 너바나를 우상으로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얼터너티브(alternative)의 사전적 의미는 양자택일, 대안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너바나가 추구했던 음악은 후자인 ‘대안’이다. 당시 음악계는 상업성의 바람이 급속도로 불고 있었고, 미디어의 발달로 비쥬얼(visual)한 측면이 더강하게 작용해 음악의 순수성이 크게 왜곡되던 시기였다. 얼터너티브 락은 이러한 주류 음악에 대한 반등의 성격을 띤 언더그라운드 스타일로 펑크와 헤비메탈 등의 요소들이 혼합된 인디락의 대표적 장르로서 당시 음악계에 대안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너바나의 음악은 주류 음악에 갈증을 느꼈던 락매니아들 사이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그들은 순식간에 대중음악계의 판도를 뒤집었다.



이러한 너바나를 이끈 주포는 보컬, 커트 코베인이었다. 1967년 2월20일에 태어나 1994년 4월8일 시애틀 자택에서 권총자살하기 전까지 그는 90년대 고뇌하는 젊은이들의 화신이자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대변인이었다. 그가 당시 젊은이들에게 그토록 ‘추앙’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는 그의 시신이 발견되었을 당시 함께 발견된 그의 노트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펑크락은 머리를 물들이거나 귀걸이 따위를 하는 치장이 결코 아니다. 펑크란 스스로의 노래,연주,프로듀싱까지 도맡아 해낼 때 그 의미가 부여된다. 그렇게 되기위한 자신만의 열정, 바로 그것이 펑크의 정신인 것이다.... 우린 인기나 명성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물론 사람들이 우리를 좋아한다면 기쁘지만 인기순위에 오르거나 하는 건 신경쓰지 않는다.... 우린 순수한 음악을 추구한다. 또 자유를 추구한다.... 음악을 하는 목적이 출세만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들이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 누군가의 집에서 합주를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나는 목수나 자동차 정비원, 빌딩 관리인보다 훌륭하게 되는 것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성공? 성공에 딸려오는 부분들이 분명 나를 괴롭히고 있다. 정말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이다.... 기억해 주길 바란다. 천천히 사라져 버리기 보다는 일순간에 타버리는 것이 낫다는 것을....” 그는 성공에 관한 팝음악잡지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성공은 음악을 만드는 입장에선 이성에 해(害)만 준다. 예전에 했던 그 곳에서 우리를 확인받고 싶다. 백여명의 관객이 휩싸인 아니 20여명앞에서라도 그 당시로 돌아가 연주하고 싶다”



단지 펄잼(2600만장)에 이은 음반 판매 2위(2300만장)의 판매고가 그들을 전설로 만든 것은 결코 아니다. 대중적인 인기에 부합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순수한 음악성을 끝까지 추구한 것이 대중을 그토록 열광하게 만든 것이다. 그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 그리고 거기에 가시적인 면을 배척하고, 배금주의로 빠져들고 있던 당시 음악계에 맹렬히 비판을 가하는 그의 음악과 라이프 스타일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는 2집 nevermind의 커버아트에서 아기가 물속에서 돈을 잡으려는 모습만봐도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얼터너티브라 말한 적이 없다. 단지 펑크라고만 규정지었다. 음악평론가와 팬들사이에서 나온 말이다. 그들은 당시의 음악계에 강한 지루함과 왜곡됨을 느꼈으며 그 해결책을 상업성이 배제된 음악가 본래의 순수성에서 찾아 극복하려 했다. 식상함과 지루함을 느낀 것은 매니아들도 마찬가지였으며 너바나는 이러한 당시 상황과 잘 부합된 그룹이라 볼 수 있다. 그 결과 그들의 콘서트 스타일, 인터뷰 내용 등 모든 것이 새로웠고 충격이었다. 작금의 우리 사회도 무언가 강한 충격(impact)이 필요하다. 어수선하기만 하고 아직도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는 혜성처럼 등장해 강타를 가할 제2의 너바나가 분명 필요하다. 4월8일은 커트 코베인이 사망한 지 8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가 죽은 지 8년이 지났지만 너바나가 추구하고자 했던 모든 것은 매니아들의 가슴속에 그가 바랬던 것처럼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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