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일컬어지던 우리 나라, 이러한 우리 나라를 한달 사이에 붉은 열정의 나라로 바뀌게 한 주역들이 있다. 소위 말하는 R세대(Red세대)가 바로 그들이다.
R세대는 월드컵 기간 중 대한민국의 붉은 물결을 주도했던 15-23세로 이루어진 세대들로 자발적 공동체, 열광적 에너지, 개방적 사고 이 세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주도한 붉은 물결에 그들은 스스로 놀랐고 또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그들은 누군가가 시켜서 모인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단결심을 알리고자 결의해서 모인 것도 아니다. 그들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모임으로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모임으로 인해 이루어진 붉은 물결의 감동은 애국심을 느낄 기회가 없었고 제대로 느껴 본 적도 없는 어린 세대들에게 그 마음을 스스로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R세대의 애국심은 기성세대의 애국심과는 차이가 있다. 아니, 애국심은 같을 지라도 그것을 느끼게 해준 것에는 분명 틀리다. 기성세대가 민주화나 자유를 위한 투쟁의 비장함 속에서 애국심을 느꼈다면 R세대는 열정과 자신감 속에서 애국심을 느꼈다. 어찌 보면 딱딱할 수 있는 애국심이라는 단어를 자신들의 체험 속에서 친근감으로 승화시키고 나라사랑을 공유했던 것이다.
또 학연, 지연으로 이루어진 인간 관계를 병폐로 꼽던 우리 나라에서 R세대는 '대한민국'과 '비 더 레즈' 의 목적과 생각만 같다면 이들은 하나로 동화되었고 일체감을 느꼈다.
그리고 이러한 거리응원을 세계에 대한민국의 문화로 알리게 되면서 그들은 또 한번 자긍심을 느꼈다.
축구를 촉매로 하여 보여진 모습과 기존과는 다른 하나됨의 모습, 또 그것을 이끌어낸 R세대에게서 또 다른 꿈을 이룰 희망을 찾지 않았나 싶다. 이 현상은 우리의 뇌리에 깊이 박혀 또 다른 촉매제만 있다면 언제든 열정으로 가득 참을 알고 이것이 우리 사회의 작은 부분에서 나마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