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터리식 영어가 난무한 지역 슬로건
It's Daejeon!! 이 문구는 대전을 상징하는 대표 슬로건이다.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바로 대전이다.”라는 감탄사적 의미로 It's 는 삶이 재미있고 풍요로운 도시 - Interesting 전통과 다양한 문화의 도시 - Traditional Culture, 과학의 도시․미래의 도시 - Science & Technology의 이니셜이다.
슬로건으로 수수께끼를 내건 지역은 대전뿐만이 아니다. Gogo 고령, Yes 구미, Running 문경 등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검색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문구들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문구라고 하기엔 영어투성이인데다 쉬운 영단어라고 해도 왠만한 상상력을 가지지 않고서는 의도를 짐작하기 어렵다. MBC의 “아름다운 말의 힘”에서 전국 지자체 슬로건 중 28개를 전시하고 외국인들에게 그 뜻을 질문한 결과 제대로 이해한 외국인은 없었다. 한국인에게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Korea Sparkling을 보고서 엉뚱하게 그 의미를 와인으로 연상시키는 외국인도 더러 있었다. 국가 하위 브랜드 슬로건마저 뜻을 전달하지 못하다니 한국인으로서 씁쓸한 기분이 들게한다.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고안해 낸 슬로건이 외국인에게 그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을 알려서 관광객을 유치는 커녕, 국민들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다. 땅끝누리(해남), 쾌한도시 남양주처럼 이 같은 한글슬로건은 이해하기도 쉽고 외국 관광객에게도 호기심을 자극해 방문케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조악한 영어 슬로건보다는 우리 정서에 걸맞게 표현한 슬로건으로 세계화를 겨냥하는 것이 더 경쟁력 있을 것이다.
최첨단 마케팅 전략이라는 슬로건은 매우 중요하다. 기억하기 쉬운 슬로건은 보는 사람의 인식 속에 깊이 각인되기도 한다. 이점을 이용해 슬로건들을 잘 다듬어 나간다면 문화적으로 든든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사진출처: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