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웃어!
시청자 사고 제한, 자막 대책 마련돼야
지상파TV의 자막사용이 도를 넘어 시각공해가 되고있다. 방송언어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주말 오락프로그램 6편을 조사한 결과 1편당 984차례 자막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도 수준은 프로그램의 빠른 이해라는 '시청자 배려' 논리를 벗어난 사실상 시청 방해 행위나 다름없다.
먼저 동시간대 최고의 시청율을 자랑하며 매회 화제가 되고있는 MBC ‘무한도전’을 살펴보자. 최근 25%의 고공 시청률을 자랑하는 이 프로그램의 주요 흥미 거리는 제작자의 표현의도를 나타내는 자막기법이다. 이는 출현자의 음성을 그대로 인용한 ‘음성자막’보다 시청자의 사고를 제한하는 위력을 보여준다. 시청자는 상황의 의미를 파악하기도 전에 수동적으로 제작자의 의도에 끌려가게 된다. 즉, 제작자가 웃음을 줄 상황, 감동받을 상황을 그때그때 자막을 통해 시청자에게 지시하여 강제웃음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무분별한 자막사용은 출현자의 비속어, 신조어를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내보내 주 시청층인 10~20대의 정신적 성장을 방해하고 잘못된 국어사용을 권장하는 언어파괴의 선봉장 역할을 이행하고 있다.
고대인들은 신발을 신지 않아도 생활하는데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신발로 인해 약해진 발은 신발 없이는 어디로도 갈 수가 없게 되었다. 최근 ‘무한도전’뿐 아니라 많은 프로그램들이 ‘시청자 사고제한’ 자막기법을 사용하고 있어 자막이나 설명 없이는 웃을 수 없는 상태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바보상자 TV의 바보육성 TV 프로그램이 불러올 어두운 미래를 막기 위해서라도, 제작자는 ‘재밌으면 되지’란 결과 지향적 생각을 지양하고 무분별한 자막사용을 제한해야 앞서의 예측을 구제할수 있을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