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는 강원대 김만구 교수의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국내에서 판매량이 높은 생리대 10여 개 제품에서 약 200종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이하 VOCs)이 검출되었고 그중에는 발암물질인 벤젠을 비롯해 독성 화학물질 10여 종도 포함돼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던 8월 말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소비자들의 부작용 사례들이 올라왔고 릴리안이 3월에 공개된 실험 결과 중 VOCs 농도가 가장 높은 제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자 릴리안 생리대 사용으로 생리불순 등의 부작용 제보가 3천 건 넘게 쏟아졌고 깨끗한 나라에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온라인 카페도 생겼다. 커진 논란에 깨끗한 나라는 환불 조치를 취하며 여성환경연대에 나머지 9개 제품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여성환경연대는 나머지 제품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미 지난 3월 시험 결과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전달했고 식약처가 전수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므로 정보 공개는 당국에 일임한다."라고 태도를 바꿨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에도 발암물질이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고 릴리안 외의 제품 공개를 요청했다. 혼란이 가중되자 식약처는 ‘생리대 안전 검증 위원회’를 구성했고 며칠 뒤 나머지 9개의 브랜드와 제품명을 공개했다. 이에는 유한킴벌리, P&G 등 유명 브랜드가 포함되어 있어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식약처는 논란이 불거지고 나서야 전수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도 일단 논란이 된 VOCs만 우선 조사할 예정이라 그 외 유해물질의 검출량과 위해성 평가까지 완료되어 안전한 일회용 생리대를 쓸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생리대는 여성들이 수십 년간 사용해야 하는 생필품이다. 특히 일회용 생리대는 면 생리대나 생리컵보다 구하기 쉽고 사용이 편리해 대다수 여성이 사용한다. 이런 일회용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었고 공개된 제품들 외에 또 어떠한 제품에 유해물질이 들어있을지, 안전한 일회용 생리대가 있기는 한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여성들이 생리대를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도록 식약처는 일회용 생리대의 유해물질에 대한 제대로 된 실험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생리대에도 전성분표시제를 도입하여 소비자가 성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생리대만의 문제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모든 유해 화학물질과 관련된 기준과 제도를 명확히 마련하여 여성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생활 속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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