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하는 마음이 필요
이달 초, 서울 은평구에서 한 아파트 주민들끼리 흡연 피해 문제로 다툼이 일어났다. 이 아파트 7층에 사는 장모씨(27)의 집 베란다를 통해 담배 연기와 담뱃재가 바람을 타고 들어왔다. 연기의 근원지는 바로 위층 주민이었다. 장모씨는 ‘집안에 흡연자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옷과 소파, 이불에 냄새가 뱄고, 기관지가 약하신 어머니는 지난 달 내내 감기를 앓았다.’며 담배를 피우지 말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윗층 주민은 담배도 내 맘대로 못 피냐며 거절했다.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때로 끝이 좋지 못한 경우도 있다. 전북 완주군에서 7일 새벽 대학생 박모씨가 이웃 간의 갈등으로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범인은 평소 우울증을 앓던 1층에 사는 주인집아들 이모씨(38)이다. 새벽인데 컴퓨터 게임 소리가 시끄럽다며, 2층으로 찾아간 이모씨가 흉기를 휘두른 것이다.
‘이웃사촌’이라는 단어도 각박한 현대 사회에선 더 이상 ‘정’이라는 의미로 통하지 않는다. 서로 돕고 사는 사이가 되기보다는 의심하고 물어뜯는 감시자가 돼버렸다. 이웃 간에 단순한 다툼쯤이야 우리들도 한 번 씩은 경험이 있을 법한 일이다.아주 가까운 아랫집 혹은 옆집에 내 이웃이 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왜 사람들은 상대를 배려해 주지 않는 것일까? 그랬다면 위 아래층끼리 얼굴 붉히는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박모씨가 중태를 입는 참극 또한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이번 사건으로 나는 주변사람들을 이사 가고 싶게 만드는 주범이 아니었나 반성해봐야 한다. 우선 나부터 올바른 이웃문화를 실천할 때 서로 이웃사촌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권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넉넉하게 이웃까지 생각해줄 때 다정하고 안락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