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체벌로 더렵혀지는 교권
작년 10월에 서귀포시 모 초등학교 6학년 교사가 자신의 학생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생의 뺨을 때려 고막을 파열시킨 일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교사는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청력을 잃게 할 정도로 과도한 체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교사는 자신의 행위를 부인했었다. 더구나 체벌 이후에 구타한 학생에게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월에 자꾸 붉어지는 과잉체벌논란으로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계획했지만 아직까지도 별 성과가 없다.
체벌은 바람직한 행동이나 태도를 형성하게 하지 못할 뿐 아니라 행동을 일시적으로 억제한다는 사실이 이미 학문적으로 입증됐다. 이론적으로 체벌이 효과적이려면 수십여 가지 조건이 만족돼야 하는데 이 모두를 현실적으로 충족시키기는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왜 아직도 체벌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학생을 다루는가?
교사가 체벌을 하는 까닭은 체벌 받는 학생을 정말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도 아니고 체벌이 그 학생의 행동을 바꾼다고 믿어서도 아니다. 매를 드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면서도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 즉각적인 효과란 체벌이 주는 공포감과 불안감으로 인해 나머지 학생들의 행동이 통제되는 것을 말한다. 물론 이런 방식은 당장에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학생들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교사에 대한 적개심만 자라나게 되고 더 이상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자로서의 교사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마라”라는 옛말이 있다. 그만큼 스승은 제자를 가르치며 존경을 받을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꼭 매를 들지 않아도 학생들을 이끌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다. 아직은 명확한 답안이 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법이 답을 내지 않아도 교사와 학생이 함께 노력한다면 올바른 배움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