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과학의 발달로 유전자를 이용한 복제가 가능한 세상이 오게 되었다. 복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인류의 질병예방, 식량난의 해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혜택을 가져다줄지도 모르는 유전자 복제에 대해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우선 크게 철학적 문제, 윤리적 문제, 기술적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철학의 문제라 함은 여러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겠지만, 가장 문제 시 되고 있는 것은 인간 본질의 존재 문제이다. 얼마 전 개봉된‘6번째 날’에서 나왔듯이 유전자 복제는 ‘인간 개체 하나하나는 이 지구상에, 아니 전 우주에 하나뿐’이라는 기존의 철학의 틀을 뒤흔들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것은 극단적인 예가 될지도 모르지만, 만약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독자가 복제를 당하여, 유전자적으로 똑같은 ‘또 다른 나’가 생겼다고 가정하자. 그 ‘또 다른 나’와 ‘나’는 어떤 관계에 있으며, 그 ‘또 다른 나’는 어떤 사고를 가지고 있고, 또 나 자신도‘복제되지 않은 나’인지 아니면 복제된 하나에 불과한 것인지 하는 인간 본질의 존재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철학적인 문제는 자연히 '인간의 존엄성 상실’이라는 윤리적 문제로까지 거론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더 큰 문제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철학적, 윤리적 문제보다 더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 바로 ‘기술적 문제’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복제기술은 이제 완벽한 수준까지 왔고 문제는 위에 언급한 학문적, 철학적, 윤리적인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는 좀 다르다. 미국에 있는 ‘사이언스사’에서는 유전자 복제동물의 유전적 기능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발표했다. 이 보고에 따르면 실험에 이용된 복제 쥐가 정상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으나, 배아·태아로 발달하는 과정에서 유전자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최초의 복제양인 돌리가 극심한 비만현상을 보이는 등 쥐·돼지·소등의 복제동물들에서 수많은 이상현상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인간 복제 시 유전자 발현에 결함이 나타날 경우 복제 인간의 성격·지능 등이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유전자 복제는 아직 시기 상조이다. 인간이 철학적, 윤리적으로 또 과학적으로 그 해답을 명확히 얻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복제에 관한 문제가 긍정적으로 풀릴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 해답을 명확히 얻을 수 있다면,‘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행위’라고 대다수에게 비평받고 있는 유전자 복제문제가 ‘신의 일을 도와주고 분담해주는 활동’이라는 찬사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