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고압선에 감전돼 양 팔과 다리를 잃고 고통속에 신음했던 고(故) 전동록씨의 장례식을 치른 지 불과 3일만에, 꽃보다 아름다운 15살 어린 두 여동생의 비보를 전해들었습니다. 그리고 9월 17일 또다시 미군의 운반용 트레일러에 치여 박승주(37세)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미선이 효순이가 죽은지 3달도 채 지나지 않은 때였고, 여중생들이 비참하게 죽은곳에서 4㎞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미군기지는 한 평범한 가장의 생명을 앗아간 것도 모자라 급기야 두 여중생을 짓이겨 살해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민중들의 반미의 함성이 들끓고있는 이 시기에도 반도 곳곳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미군은 처음부터 우리 민중들의 죽음에 책임회피만 하고 있습니다. 한 가장의 목숨을 빼앗아간 대가로 60만원, 여중생의 목숨을 빼앗아간 대가로 100만원을 던져놓고 자기들로서 할 일 다했다는 식입니다. 우리 한국정부는 주한미군에 의해 55년 동안 성폭행, 난도질당하고도 제대로 처벌시키지 못했습니다.
이 억울한 죽음은 미군기지가 이 땅에 존재하는 한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우리 민중의 아픔입니다. 미군범죄는 불평등한 한미관계라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즉 미군범죄는 미군들의 오만함과 점령군적인 태도, 사대적인 한국 정부,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이라는 3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사회문제인 것입니다.
여중생사건의 사고 가해자인 마크 병장은 미2사단 44공병대 소속으로 고 전동록씨의 감전사고 책임부대인 캠프 하우즈 소속이라는 데 더욱 분노하지 않을 수 없고, 이에 우리는 환경파괴의 온상이며, 퇴폐저질문화, 소음피해, 도시개발 저해, 심지어 소중한 생명까지 앗아가며 수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미군기지 폐쇄를 위해 끝까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의 요구 >
- 부시와 주한미군 사령관은 유족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
-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은 명백한 살해행위이다.
유족과 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여하는 조사단을 꾸리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
- 운전자와 미2사단장 등 미군 책임자를 구속, 처벌하라!
-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 즉각 개정하라!
- 미군범죄와 오만불손의 상징, 캠프하우즈를 폐쇄하라!
경제학과 학술부장 97학번 김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