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하면 그대는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유행가 가사의 일부, 혹은 아득한 역사의 한 시기인 고대 노예제 사회의 암울한 주체들, 아니면 노예팅이 떠오르는 사람도 몇몇 있을 것이다.
찬란한 기술 진보의 21세기, 첨단이라는 말도 무색해질 정도의 시기에 이미 사어(死語)라 생각됐던 '노예' 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아프리카 수단에서는 국민을 위한 정부에서 수만 명에서 10만 명에 이르는 여자와 아이들을 노예로 부리고 팔아먹고 있다. 현재 수단은 19년째 내전이 끊이지 않는 국가로서 이슬람 세력이 정권을 잡고 있다. 이슬람 정부는 남부 지역의 아프리카 흑인, 기독교인, 토속신앙인 들을 무차별 탄압하고 있는데, 교회, 병원, 난민 수용소, 구호 단체 본부 등을 가리지 않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주요한 이유는 남부 지역에서 석유가 발견되었고, 수단 정부는 유전 지역의 모든 마을을 파괴하고 석유 자본의 독점이윤을 위해 그리고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노예들을 만들어 내고 팔아먹고 있는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캐나다와 중국, 스웨덴 등 석유 회사들은 수단 석유 자원 개발에 합작 투자를 하고 있다. 자신의 잇속을 채우기 위해 노예를 양산하고 매매하는 수단 정부도 문제이지만, 이윤을 위해서라면 노예 매매도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마는 석유 자본가들의 양심이 더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수단 노예를 해방시키기 위해서는 한 사람당 35달러만 주면 된다고 한다. 돈을 통한 노예해방은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이는 오히려 노예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배를 불려 줄 뿐 21세기 노예들의 해방을 말할 수 없다. 풍요로움의 상징인 자본주의, 이윤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본가들에게 저급 노동력을 통한 노동 착취는 이제 대안이 아닌 듯 보인다. 노예를 통한 무보수 노동력을 꿈꾸는 자본가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채찍이 아니라, 현대판 족쇄 수갑을 자본가의 팔에 채워 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