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이제 더 이상 정치권에서도 무시 못할 존재들이 되어 버렸다. 대부분이 젊은 층이기에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아울러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이들을 최대의 변수로 여기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판단을 유보해야 할 것이다. 바로 네티즌들이 정치풍자를 하나의 유희로 생각하고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민중가요 제작자 윤민석씨(37)가 지난달 국내 모 정치인을 패러디해 발표한 ‘누구라고 말하지 않겠어’(속칭 회창가)는 한달여만에 7만 여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선풍을 일으켰다. 또한 인터넷 방송국 ‘배칠수의 음악텐트’에서 차세대전투기사업 문제를 풍자한 ‘엽기DJ’는 알려지자마자 곧 소리바다 등 P2P 파일공유프로그램을 통해 퍼져 나갔으며, 김대중 대통령의 성대를 모사한 배칠수씨는 사이버 인기스타로 떠올랐다.
이외에도 각종 정치에 대한 토론의 글을 정치관련 사이트나 게시판이 아님에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민주당의 국민 경선과 한나라당의 국민 경선 기간 중, 후보자들에 대한 토론의 글을 여기저기서 읽어볼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층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예전과 다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비단 이러한 상황은 국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에서 극우파 장 마리 르펜 국민전선(FN)당수가 2차 결선투표에까지 올라오자, 프랑스 전 국민은 반대의 여론이 들끌었다. 결국 다른 후보였던 자크 시라크 공화국연합당(RPR)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는 결과를 얻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그것이 아니다. 이 선거를 통해서 프랑스의 수많은 젊은 층이 정치입문의 바람을 몰고 왔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네티즌도 단순히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될 것이다. 가상의 공간에서도 현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결코 그것이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은 아닌 것이다. 이제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정치에 대한 변화의 원동력으로 바꾸어야 할 때이다. 이번 6월 13일에 있을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