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의 진실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릴 수 만 있었다면 지난날의 아픈 기억이 존재하지 않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5.18광주 항쟁이 발생하고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의 언론은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사실을 왜곡하고 숨기려 했을 뿐이다. 군사정부라는 독재하에 그렇게 제도 속에 갇혀 버렸던 것이다.
얼마전 한 중앙 일간지에서 신문보도의 정확성·공정성·공익성·자율성을 묻는 설문 조사가 이루어져 그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결과를 잠시 살펴보면 "우리 사회의 전체 이익을 위한 보도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은 18.6%에 그쳤다. 반면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53.6%로 절반을 넘어섰다. 자율성 면에서도 절반 이상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52.7%가 “기자의 보도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19.8%만이 그렇다고 응답했을 뿐이다. “보도 내용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21.3%가 그렇다, 44.5%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을 보였다.
또한 신문의 기본적인 보도태도만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여론반영과 방향제시라는 신문의 구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월등히 우세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여론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데 21.1%만이 그렇다고 동의했을 뿐, 51.9%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잘 제시하고 있다”는 데에는 그렇다는 응답이 21.3%,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44.6%로 각각 나타났다.
신문보도의 방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집단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5.6%가 편집국장 등 편집국 간부, 10.1%가 기자를 꼽았다. 25.7%만이 편집국 내부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반면에 38.3%는 정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14.7%는 기업이나 이익집단을, 13.1%는 신문사 경영진이나 사주를 지적했다. 편집국 외부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는 생각이 66.1%에 이르고 있다고 국민들은 판단한 것이다.
정부 소유 신문사에 대해서는 85.0%가, 개인·일가족 소유 신문사에 대해서는 80.9%가 “공정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각각 응답했다. 공정보도에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각각 11.7%, 14.5%에 그쳤다. 국민들도 더 이상 언론 보도의 신뢰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이다.
지금도 이런데 과거에는 어떠했을까? 안 봐도 자명한 일이다. 그 당시 우리의 언론보도의 왜곡은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현재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언론 개혁 운동의 물결이 다시 수그러들고 있다. 아니 국민들의 관심에서 잊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언론 개혁 운동은 끝난 것이 결코 아니다. 과거의 잘못을 되새기고 다시 고삐를 잡아야 한다. 다시는 아픈 과거가 발생하지 않도록... 올바르게 국민의 여론을 선도해야 한다.
공정한 보도, 말하고자 하는 것을 말하는 독립된 편집권, 소유주로부터 정부로부터 당당한 신문이·언론이 되어야 한다.
신문 한부 더 팔아먹기 위해 집집마다 선물공세하며 스토커 같이 따라 붙을 것이 아니라 그 열정으로 제대로 된 신문을 만들기를 국민은 원한다.
언론사 스스로 개혁의지를 보이고 실천하는 모습이 필요할 때이다.